마케팅에는 4P라는 것이 있다 - 장소 Place, 제품 Product, 가격 Price, 프로모션 Promotion. 간단히 말하자면 이 네 가지가 잘 갖추어 졌을 때 성공적인 마케팅이 가능하고 판매가 잘 된다는 거다.
내가 회사에서 담당하는 일이 바로 우리 회사 온라인 사이트의 4P를 보는 것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는 브랜드 공식 사이트인 .com이 있고, 우리 회사의 파트너 회사들의 (예: HSBC은행, BBC 등) 임직원들 만을 위한 파트너 할인 사이트, 대학생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대학생 전용 사이트 등 몇 개의 사이트가 있는데 이 각각의 온라인 상 공간에 어떤 제품들을 어떤 가격과 프로모션으로 제공을 해서 마진과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계획을 짜는 기획 역할이다.
이런 나에게 정말 1년에 가장 큰 스트레스와 업무량을 안겨주는 시기가 바로 요즘인 블랙 프라이데이 전후다 😱. 다른 때에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들도 블랙 프라이데이 때는 정말 하나라도 잘못되면 매출에 엄청나게 큰 영향이 있을 수 있고, 기본적으로 이 시기에는 경쟁이 심해서 디지털 마케팅에도 투자금이 엄청 들어가기 때문에 투자는 투자대로 해서 손실보고 매출은 매출대로 놓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칙대로 라면 나는 기획 단계를 담당하고 이에 대한 책임만이 있는 사람이므로 브리핑을 마치고 나면 이 기획된 내용을 실제 사이트에 올리고 검색 마케팅, 이메일, 신문/잡지 광고 등을 하는 데는 신경을 안 쓰는 것이 맞다. 각자 담당자가 있으니까. 그런데 현실에서는 내가 기획을 해 놓았던 일들이 막판에 변경되는 일이 허다 하고 (이렇게 막판에 변경된 것은 내가 끝까지 도와주며 챙겨준다 하더라도), 내가 상세한 내용을 이미 다 브리핑을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꼭 나에게 다시 최종 검토 proof reading를 요청해 오는 일이 참 많다.
영어로 싸울 경지가 되면 영어가 많이 는 거라고 하는데, 내 영어가 는 데는 매년 블랙 프라이데이가 큰 기여를 한 듯 하다. 화가 나더라도 영국 회사에서는 화가 (잔뜩) 난 기색은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 실망했고 기분이 상한 듯 퉁명스럽게 대할 수는 있으나 언성을 과하게 높인다 물건을 집어 던진다 거나 울기라도 하면 프로페셔널 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실질적으로는 아무리 상대가 잘못했더라도 언성을 높이는 상황 만으로도 충분히 인사팀에 불려가서 오히려 내가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아주 냉정하게 조목조목 상대의 잘못을 정정해 주는 편이 좋다.
아무튼 나도 오늘 참 '퉁명스럽게' 많이 대했고, 화가 나더라도 Ok, Sure, how can I help you? 라던가 I understand 라고 하면서 이해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도 다 들어주고 정정해주고 도와주고 왔다. 영국 생활 꽉 채운 6년이 다 되어가다 보니 나도 참 영국 사람들처럼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도, 겉으로는 가식적으로 싹싹하게 해 줄 수 있는 능력치가 쌓였나보다.
블랙 프라이데이 프로모션 이니까 참는다. 매출만 잘 가져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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